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쌀에 대한 이야기

1
가을걷이가 시작되면서 들판은 서서히 몸통을 드러낸다 받는 것만큼 주기로 한 천년의 약 .
속 약속의 땅은 인간의 발자취 따라 길게 드러눕는다 바람이 분다 눈이 내린다 시린 얼 , . . .
음조차 가슴에 품고 고통과 자양을 토해내는 긴 여름의 터널을 지나 묵묵히 침묵이 눈물 같
은 쌀알을 선물한다.

2
이곳 서울엔 쌀을 살리자는 사람들이 난리를 낸다 죽어 기는 모든 것 위에 유독 쌀이 살아 .
야 하는 이유를 나는 모르겠다.


3
삼 일은 우려낸 푸성귀 산짐승이 핥다가 만 나무뿌리들 미궁 깥은 가마 속에서 한 되의 보
리쌀이 버무려진다 누이의 정조와 맞바꾼 것이다 매운 눈을 비벼가며 저녁연기를 피워 올 . .
려라 자식을 굶겨 죽인 아비면 어떠냐 원수 같은 삶과 억세게 악수하며 죽지만 말자 죽지 . ,
만 말자 밥술은 놓지 못하는 불우한 자들의 삶 앞에서도 서울의 쌀은 오늘도 남는다 , .
김성민

 

쌀에 대한 이야기